라이언 야브로: 순수 선발 투수 전향을 시도했고 팀 내 최다 이닝을 소화했습니다. 소득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오프너를 붙여줘도 예전보다 못한 성적을 기록한 것을 보아 사이드암 투수 전향은 현재까지는 오히려 악수가 된 것 같습니다. 지역 사회 기여도 많이 하고 레이스 팬으로 자란 홈 타운 플레이어지만, 올해까지만 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마이클 와카: 4월에는 준수한 이닝 이터 정도는 되어줬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매번 DFA의 경계선을 오고 갔습니다. 그러나 레이스는 확실한 스터프와 존에 넣을 수 있는 컨트롤을 가진 그를 끝까지 믿었고, 이 믿음은 커터를 버린 후 3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써 좌완 불펜 공백을 메꿀 것으로 보이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맥클라나한-바즈-라스무센 루키 트리오에 이어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루키 위주의 선발진에 베테랑 투수의 가세는 충분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셰인 맥클라나한: 글래스나우에 버금가는 구위를 가졌지만 초반 활약 이후에는 약간 부침을 겪었고 스나이더 투수 코치에게 짜증을 내는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안정감을 찾아갔고 후반기에는 완급조절까지 터득한 덕인지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선발진의 기둥이 되었습니다. 올해 투수진의 MVP를 뽑으라면 저는 맥클라나한을 뽑고 싶습니다. 포스트시즌에도 좋은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조시 플레밍: 맥클라나한과 같은 10승 투수였지만 전혀 달랐습니다. 초반에는 운이 따르며 호성적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결국 구위가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8.66으로 처참했습니다. 난타당하다 보니 도망가는 피칭을 하게 되며 볼넷 비율이 8퍼센트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불펜 투수로 테스트를 받기도 했으나 태생적으로 운에 의존하다 보니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는 넣기가 애매해 보입니다.
리치 힐: 이달의 투수에 선정되는 등 화려했던 5월의 활약 이후에도 선발진을 어느 정도 지탱해주다 유망주까지 남겨주고 떠났습니다. 메츠 이적 처음에는 부진했으나 시즌 종료 후 확인해보니 레이스에서와 비슷한 성적을 기록한데 이어 시즌 158이닝을 소화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결과론에 불과하지만 힐을 남기고 야브로나 플레밍을 트레이드했었다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거나 맥클라나한이 자리 잡을 시간을 벌어준 훌륭한 영입이었습니다.
타일러 글래스나우: 슬라이더를 장착하고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피칭 퀄리티가 워낙 좋았기에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음에도 팀 내 WAR 상위권에 속했고, 시즌을 완주했다면 사이 영 상 수상도 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으로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내년 시즌까지 아웃됐습니다. 부디 선수와 팀 모두에게 합리적인 3년 계약을 체결해 오랫동안 봤으면 합니다.
루이스 파티뇨: 큰 기대와 함께 베일을 벗은 스넬의 유산은 장단점을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강력한 패스트볼과 각 큰 횡 슬라이더, 준수한 컨트롤은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슬라이더의 일관성 부족으로 대표되는 미숙한 커맨드와 기복은 고쳐나갈 과제로 남았습니다. 또한 서드 피치 부재로 좋은 우타자 상대 성적에 비해 좌타자 상대 성적이 나빴는데 체인지업의 발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도 아처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유망한 젊은 투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포스트시즌에는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구원투수가 될 듯합니다.
앤드루 키트릿지: 팀 내 최다인 57경기, 구원 이닝으로도 역시 최다인 71.2이닝을 소화하며 전천후로 활약했습니다. 1점대 평균자책점에 팀 내 최고 WPA를 기록하며 투구의 퀄리티도 훌륭했습니다. 부상자들이 속출했을 때는 멀티 이닝이나 연투도 잦았는데 블론은 단 하나인 점도 놀랍습니다. 올해 레이스 최고의 구원 투수는 의심의 여지없이 키트릿지였습니다.
콜린 맥휴: 4월에는 지난 시즌 공백 때문인지 크게 부진했으나 이후로는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습니다. 팀 내 오버핸드 투수 중 가장 느린 패스트볼을 던지지만 회전을 거는데 남다른 재능이 있어 커터와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손쉽게 제압했습니다. 올해 레이스가 만들어낸 독특한 불펜 운용의 선두주자로 선발/롱릴리프와 불펜 투수의 중간 정도인 3이닝 정도를 소화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압도적인 투구를 기대하겠습니다.
드루 라스무센: 아다메스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후 저는 라스무센이 커브 툴을 터뜨리면 선발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커브가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90마일 중후반의 빠른 공과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존 안에 자신 있게 밀어 넣으며 선발진에 연착륙했습니다. 일반적인 선발 투수만큼은 아닌 4-5이닝 투수지만 레이스에는 매우 소중한 존재이며, 포스트시즌 3선발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낮은 BABIP에는 약간의 운도 따랐던 것 같은데(완전히 운 덕분은 아니겠지만 OAA 상으로 라스무센은 리그 전체에서 가장 수비 도움을 많이 받은 선수 중 한 명입니다), 포스트시즌 중에 불운으로 돌려받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제프리 스프링스: 로날도 에르난데스라는 팜 내 최고 포수 유망주를 주고 데려온 이유를 어느 정도 증명해냈습니다. 비록 슬라이더가 크게 맞는 경우가 많아 장타라는 분명한 약점은 존재했으나 체인지업의 위력은 눈부셨습니다. 많은 투수들이 부상일 때 홀로 많은 이닝을 막아주었고 불펜의 거의 유일한 좌투수로 제 몫을 해주었습니다(슬라이더보다 체인지업이 훨씬 좋아 우타자를 더 잘 잡긴 합니다). 그러던 중 7월 말 내야 안타 타구를 잡으러 가다 무릎 부상을 당했고 이후 시즌 아웃되었는데, 재활 잘해서 내년에는 건강하고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겠습니다.
피터 페어뱅크스: 여전히 제구 불안한 파이어볼러 그대로였습니다. 그래도 피홈런 문제에서는 이제 완전히 자유로워졌습니다. 가끔 찾아오는 제구 불안과 좌타자에게 슬라이더가 맞아나가며(아마도 운이 나빴던 것 같습니다) 구위에 비해서는 약간 평범한 성적이었지만 그래도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어깨 부상으로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갔다 온 점이 약간 걸립니다. 토미 존 수술 경력도 두 번이나 있는 투수인데 더 이상의 부상은 없었으면 합니다.
J.P. 파이어아이젠: 이적 직후에는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듯했으나, 이물질 규제에 직격탄을 맞으며 이후로는 브루어스에서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컨트롤이 좋은 선수도 아니라 6월 이후 모습은 상당히 실망스러웠고, 플레이오프 로스터에 들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회전수를 회복하더니 9월에는 체인지업의 위력까지 돌아오며 이전의 구위를 거의 되찾은 모습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만 없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규 시즌의 부진은 포스트시즌에 만회하면 충분합니다.
디에고 카스티요: 마무리를 맡다가 샤그와와 셴튼을 남겨주고 떠났습니다. 매리너스에서는 표면적인 성적은 좋았으나 피홈런이 더 늘고 구속이 또 소폭 감소했습니다. 오프너로 나와서 101마일 싱커를 꽂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약간은 슬픕니다. 매리너스에서도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루이드 헤드: 1년 전까지만 해도 태양광 전지판 방문 판매 일을 했지만 공은 훌륭했습니다. 부담이 덜한 이닝에 주로 등판했지만 각 큰 슬라이더를 앞세워 효과적으로 타자들을 제압했습니다. 많은 부상자에도 불구하고 레이스가 올해 투수 운용을 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헤드처럼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준 선수들 덕분입니다.
라이언 톰슨: 개인적으로 아주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우타자 상대로 많이 등판하며 전천후로 활약했는데 삼진도 늘었고, 땅볼이 줄었음에도 피홈런은 억제했습니다. 6월 말까지만 출장한 뒤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갔다 리햅 도중 타구를 맞는 등 불운이 겹쳤고, 결국 흉곽 출구 증후군 수술로 시즌 아웃된 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승계주자가 팀 내에서 가장 많았던 키트릿지보다 이닝은 절반이었음에도 그보다 단 두 명 적은 무려 26명의 승계주자를 이어받았는데, 그러고도 리그 평균 이하의 승계주자 실점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부디 내년에는 건강하게 돌아온 그의 멋진 투구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맷 위슬러: 자이언츠에서 DFA 되었지만 세부 지표는 훌륭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슬라이더 일변도의 투구는 처음에는 갑갑했지만 보다 보니 그것만의 맛이 있었고 성적도 훌륭했습니다. 손가락 염증으로 오래 이탈했는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복귀해서 다행입니다.
크리스 마자: KBO 용병 후보로 거론되던 선수고 초반에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으나 불스에서 구속이 오르더니 쏠쏠한 롱릴리프가 되어줬습니다. 헤드처럼 마이너와 빅리그를 많이 오갔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습니다. 투구폼이 특이해 레이스가 추구하는 다양한 유형의 투수 보유 기조에도 맞았습니다.
JT 샤그와: 레이스 프런트는 카스티요의 클론 격인 그를 카스티요보다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눈치였고, 실제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90마일 중후반의 싱커는 꽤나 위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새가슴 기질이 있는지 자꾸 존 안에 넣지 못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자신의 구위를 믿고 자신 있게 던지길 바라겠습니다.
디트리히 엔스: 결국에는 독립리그 신화를 이뤄냈습니다. 오른 구속뿐만 아니라 새로 장착한 커터는 상당히 위력적이었습니다. 커맨드 문제 때문에 좌타자 위주의 팀을 상대하지 않는 이상 플레이오프 로스터에는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성공 신화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봅니다.
애덤 콘리: 코로나19로 인해 NPB 구단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레이스와 계약했습니다. 뎁스 용인 줄 알았지만 8월 중순 콜업되어 훌륭한 구위를 보여주었습니다. 낮은 팔각도 덕분에 좌타자를 아주 잘 잡아냈고 체인지업이 좋아 우타자 상대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으로 디비전시리즈 합류가 무산되어 너무나 아쉽습니다.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랍니다.
크리스 아처: 구속은 많이 떨어졌지만 슬라이더는 여전히 위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상으로 거의 던지지 못하고 시즌 아웃되었습니다. 650만 달러 투자는 사실상 크게 실패했으나, 아처의 과거 활약과 트레이드로 남겨다 준 유산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그러니 싸게 1년 연장해주면 좋겠습니다.
헌터 스트릭랜드: 시즌 초 로우 레버리지 상황에서 좋은 투구를 해주나 트레이드로 에인절스로 떠났고, 이후 브루어스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인성 문제가 있어 보여서 문제나 일으키지 않길 바랐지만 선수와 팀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나서 다행입니다.
숀 암스트롱: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현금을 주고 영입했고, 높은 회전수를 기반으로 한 좋은 스터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레이스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하고, 빅리그에서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피홈런이 줄어든 점은 고무적입니다. 내년까지 남아있다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라이언 셰리프: 공은 인상적이었지만 언제나처럼 기복이 문제였습니다. 오프닝 시리즈에서 부진한 후 지나친 압박감을 느낀다며 야구를 잠시 떠나 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땅볼 투수답게 피홈런이 아예 없었다는 점은 레이스가 그를 왜 계속 신뢰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셰인 바즈: 세 경기였지만 임팩트는 충분했습니다.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은 모두 엄청난 구위를 자랑했고 스터프도 올림픽 때보다도 훨씬 좋아진 모습이었습니다. 이제는 포스트시즌 2선발입니다. 맷 무어의 전철을 (연장 계약까지만) 밟았으면 좋겠습니다.
데이비드 로버트슨: 또 한 명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입니다. 빅리그로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지만 결국에는 돌아왔고, 예전이랑 비슷한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느낌으로 영입했는데 역시나 우타자들에게는 약했습니다. 그래도 포스트시즌 경험과 레드삭스 상대 강점은 확실히 고무적입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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