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8시 10분 탬파베이 레이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평소 답지 않게 불펜이 무너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끈질긴 추격 끝에 9회 말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습니다.
레이스의 선발 투수는 리치 힐이었습니다. 패스트볼은 확실히 구위가 떨어졌지만 커브는 여전히 위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컨트롤이 흔들리며 4회 몸에 맞는 공 두 개를 기록하고 1실점하자, 레이스는 그를 일찍 내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확실히 체력이 떨어진 느낌인데, 선발진이 조금만 더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IL에 등재시키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뒤이어 올라온 라스무센과 파이어아이젠은 연달아 무너지며 4점이라는 리드를 날렸습니다. 라스무센은 아직 툴에 비해 다듬어야 할 점이 많이 보이고, 파이어아이젠은 이물질 검사 이후 회전수가 많이 떨어졌는데 이로 인해 구위가 나빠진 모습입니다(물론 오늘은 프랑코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파이어아이젠은 구속과 제구는 특출 나지 않지만 회전수를 바탕으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유형이었기에 그 영향이 더 큰 듯합니다. 아무튼 여기까지는 지난 몇 주간의 레이스의 패배와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선발 투수는 4-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고, 구원진은 레이스 답지 않게 타선이 가져다준 리드를 날려버렸습니다.
그래도 뒤이어 올라온 키트릿지는 2이닝 동안 삼진 세 개를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자꾸 이런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한데, 키트릿지도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듯이 사실 회전수가 많이 하락했습니다. 그렇지만 파이어아이젠과는 달리 구속과 컨트롤도 갖춘 선수이고 패스트볼이 아닌 싱커를 구사하기에 영향이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키트릿지는 라우의 실책으로 생긴 7회 1사 2루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타선은 최근의 투수진의 부진을 만회하는 중입니다. 2회 실투를 놓치지 않고 브랜든 라우가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좌투수에게 때려낸 홈런이었기에 더욱 값졌습니다. 이후 마고의 희생 플라이에 라우가 홈인하며 더욱 격차를 벌렸습니다. 리드를 빼앗긴 이후에도 최지만과 키어마이어의 안타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마고가 적시타를 터뜨렸습니다. 여기에 똑딱이 디아즈의 귀하디 귀한 솔로 홈런으로 1점 차까지 바짝 추격했고, 페어뱅크스가 1이닝을 깔끔히 삭제하며 9회 말이 되었습니다. 디아즈는 홈런이 나온 타석에 대해 압도당하지 않고 차분하게 컨택에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9회 말에는 인디언스의 난공불락 마무리 엠마누엘 클라세가 등판했습니다. 그는 101마일에 이르는 컷패스트볼을 쉽게 뿌리는 최고의 파이어볼러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공도 출루를 위한 마고의 허슬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 안타로 마고는 4안타 경기를 만들었지만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되었습니다. 곧 부상자 명단에 등재될 예정이고 그 자리는 비달 브루한이 콜업되어 채운다고 합니다. (2021년 7월 7일 오전 9시 50분 수정)
이후 아로사레나의 중전안타로 무사 1,2루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리그 최고의 유망주 완더 프랑코였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빠른 공을 많이 상대하지도, 그에 스윙하지도 않았다는 칼럼이 나왔었기에 약간 우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완더는 클라세의 공에 압도당하지 않았고, 동점 적시타를 날렸습니다. 완더도 그런 공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앞 타석에서의 투구를 본 덕에 좋은 접근법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클라세에게 오랜만의 블론을 안겨준 이후 메도우스는 자동 고의4구로 출루했습니다. 무사 만루의 기회였고 이미 분위기는 레이스에 크게 기울었습니다. 그리고 디아즈의 타석에서 카운트는 3볼이 되었습니다. 클라세는 직후 스트라이크 하나를 넣었지만, 그다음 공을 디아즈가 받아쳐 땅볼을 만들었습니다.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지만 인디언스의 2루수 에르난데스의 송구는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를 크게 빗나갔습니다. 그렇게 극적인 역전승이 완성되었습니다.
디아즈는 오늘 승리에 대해 "저는 이전에 우리는 27아웃까지 경기를 한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는 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위닝 팀 선수들이 가져야 할 좋은 마음가짐입니다.
이렇게 연승을 이어나가며 지구 1위 추격의 불씨를 살렸습니다. 내일은 허리케인(열대성 폭풍으로 격하되기는 했다고 합니다) 엘사의 접근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었습니다. 취소된 경기는 모래 (7이닝) 더블헤더로 치러집니다. 경기 없는 전날에 역전패를 당하면 팬들에게 큰 타격인데, 승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참고로 어제부터 움짤 뿐만 아니라 모든 이미지 파일을 Webp로 변환해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JPG, PNG 파일보다 용량이 훨씬 적어 로딩 속도와 방문자분들의 데이터 절약에 도움이 되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Webp 파일이 아이폰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혹시 아이폰을 사용하는 방문자분들 중 그런 현상이 나타나신다면 제보해주셨으면 합니다. 문제가 생긴다면 해결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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