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8시 2021년 MLB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이 있었습니다. 레이스는 1라운드 28번째 픽과 CBA 라운드 34번째 픽을 가지고 있었는데, 28픽으로는 고졸 내야수 카슨 윌리엄스를, 34번픽으로도 고졸 내야수 쿠퍼 키니를 지명했습니다. 지명 전 Mock Draft들에서 언급되던 선수가 아니었고(카슨 윌리엄스), 레이스가 지금까지 뽑아왔던 선수들과 달리 수비(와 어깨)가 약하고 발도 느린 선수(쿠퍼 키니)였던데다 또다시 내야수라는 이유로 레이스 팬들 중에서 의문을 표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이 글에서는 지명 전 상황과 각 선수에 대한 대강의 설명, 계약 가능성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두 선수의 MLB.COM Pipeline 스카우팅 리포트는 차차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우선 레이스는 지난해 성적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지명 순위가 상당히 뒤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앞 순위 팀들의 지명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변은 시작부터 일어났습니다. 전체 1순위 지명은 조던 라울러와 마르셀로 메이어라는 두 걸출한 고졸 유격수의 경쟁으로 그려졌지만(근데 사실 올해는 최상위권 유망주들의 차이가 심하지 않긴 했습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대졸 포수 헨리 데이비스를 전체 1번으로 지명하며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라울러와 메이어는 각각 4픽, 6픽까지 지명 순위가 밀렸습니다. 마지막 한 방은 로얄스가 책임졌습니다. MLB.COM Pipeline 랭킹으로는 30위권 정도로 평가되던 프랭크 모지카토를 7픽에서 지명하며 언더슬롯 전략이라고 해도 지나친 얼리 픽을 했습니다(물론 로얄스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고 저도 그들이 무언가를 봤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탑급으로 평가받던 칼릴 왓슨은 16픽까지 순번이 밀렸습니다. 이렇게 되자 어쩌면 언급되던 하이실링 투수 유망주 개빈 윌리엄스, 라이언 쿠식, 체이스 페티중 한 명은 지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 셋은 각각 23, 24, 26번째로 지명되며 선택지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레이스 차례가 되었고, 레이스는 고졸 유격수 겸 투수 카슨 윌리엄스를 지명했습니다. Mock Draft에서 아예 이름이 나오지 않았던 선수이고 아주 엄청난 실링을 갖춘 선수는 아니어서 약간의 실망감을 보이는 팬들이 있었습니다.
이후 다음 레이스의 지명 순서인 34번픽까지는 5팀의 지명이 남아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밀려 내려오는 선수가 많았기에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심 기대했던 타이 매든(이번 드래프티중 TOP10 내에 드는 선수로 플러스 피치 두 개를 비롯한 여러 구종과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춘 대졸 투수입니다)이 32번픽으로 나갔고, 바로 앞에서 레이스와 자주 연결되었던 타일러 블랙이 나가며 약간의 실망감이 있었습니다. 레이스는 Mock Draft에서도 종종 연결되었던(하지만 체형이나 운동신경 등은 전혀 지금까지 뽑아온 선수와 일치하지 않는) 쿠퍼 키니를 지명했습니다. 그러자 느린 발과 약한 어깨 때문에 도통 이해를 하지 못했던 팬들도 있었고, 대다수의 평가는 그의 타격에 확신을 가졌다로 모아졌습니다.
카슨 윌리엄스는 다른 선수들보다 약간 어린 2003년 6월생 고졸 유격수입니다. 투타겸업 선수지만 선수 본인은 투수에 별 뜻이 없고 타격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어깨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그를 투수로 보는 스카우터도 있지만 일단 레이스 구단도 그를 유격수로 지명했습니다. 컨택 툴도 괜찮은 편이고 파워가 최근에 붙고 있다는 평가입니다(파이프라인 리포트는 컨택에 집중할때 쓰여진 것인지 파워 레이팅이 박하지만 BA의 최근 평가에 따르면 55-60 정도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최근에 주목받게된 선수로 분류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유격수가 워낙 많은 팀이라 아주 큰 추가라고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파워도 붙고 있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의 성장도 기대됩니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다저스가 레이스와 함께 그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팀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여기서 지명하지 않았다면 다저스가 29번째 픽으로 윌리엄스를 낚아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스카우팅 명가 다저스와 레이스가 관심을 가졌으니 뭔가를 기대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투수에는 별 뜻이 없지만 혹시라도 타자로써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투수 전향이라는 선택지가 있는 것은 분명 플러스 요인입니다. 커밋한 대학이 있지만 레이스와 계약할 뜻을 내비친 만큼 계약금을 아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카슨 윌리엄스(Carson Williams) 스카우팅 리포트: https://raysup.tistory.com/210
쿠퍼 키니는 2003년 1월생 우투좌타 고졸 2루수입니다. 발은 30-35 정도로 평가될 정도로 상당히 느리고 어깨도 45-50에 그치기에 2루수에 남는 것이 최선이고, 1루수나 좌익수로 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분명 레이스가 지금까지 뽑아왔던 선수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키니의 가치는 타격에서 나옵니다. 부드러운 스윙이지만 배트 스피드는 빨라 스윙이 상당히 좋아보입니다. 거기다 접근법도 좋아 투수의 투구수를 늘릴 수도 있고, 이미 타격과 체형이 어느정도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졸 선수에게 붙는 '몸이 더 자란다면' 이라는 가정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를 보고 대졸 선수인줄 알았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됩니다. 거기다 본인도 계약을 하고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겠다고 해서 계약금을 약간 아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수비력과 주력에 의문부호가 붙는 만큼 타격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선수의 스윙을 봤을때 반드시 성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소한 타격에서는 그렇습니다. 레이스가 지금껏 지명해온 선수와는 정 반대이기에 여러모로 기대와 걱정이 교차합니다.
쿠퍼 키니(Cooper Kinney) 스카우팅 리포트: https://raysup.tistory.com/211
아무튼 오늘 지명 전략은 계약 가능성(signability)에 의문이 없는 하이실링 선수를 픽한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한 선수에 투자하겠다는 의도 같습니다. 그리고 포지션에 상관없이 최대한 괜찮은 유망주를 지명하려 한 흔적도 보이는데 드래프트의 본분인 일단 좋은 선수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ootp를 해본 분이라면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일단 좋은 선수를 지명해 키우다가 자리가 없으면 트레이드하면 됩니다. 비슷한 가치의 유망주라면 아예 약한 포지션 쪽을 픽하는 것이 맞겠지만, 레이스의 팜에는 딱히 약한 부분이 없습니다). 물론 쿠식, 페티, (개빈) 윌리엄스가 모두 나가버리는 바람에 기대하던 하이실링 투수를 지명하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쉽습니다. 1라운드에서 아낀 계약금으로 내일 지명에서 밀려내려온 투수(저는 체이스 번스나 제이든 힐)를 지명해보길 기대하겠습니다. 아니면 조슈아 바에즈 스타일의 툴가이 외야수도 괜찮습니다. 내심 34번 픽으로 바에즈를 기대했는데, 계약 가능성에 의문이 있는 것인지 아예 1라운드에서는 지명되지 않았습니다. 바에즈는 사실상 기대를 접었지만, 체이스 메이슨이라는 고졸 외야수를 약간 기대하고 있습니다. 힛 툴은 닷컴 파이프라인에서 35밖에 받지 못했지만 다른 툴들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이번 드래프트에서 툴 가이를 더 뽑길 바라는 저의 사심이 많이 담긴, 전문성은 아주 낮은 사담입니다. 2라운드부터는 지금까지처럼 안정적인 대졸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기는 합니다.
여담으로 움짤을 다 만들어 두기는 했는데, 여기에 올릴까 하다가 원래 해왔던 것처럼 스카우팅 리포트에 덧붙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내일부터는 올스타 브레이크이기 때문에 빨리 번역해서 올릴 수 있으니 굳이 서둘러서 여기에 올리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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