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2시 20분 탬파베이 레이스와 애틀렌타 브레이브스의 시리즈 3차전 경기가 있었습니다. 힐이 흔들리며 끌려가며 시작했지만 타선의 응집력과 불펜의 활약으로 역전승하며 후반기 첫 시리즈를 위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레이스의 선발 투수 리치 힐은 오늘도 고전했습니다. 체인지업도 던져보고, 사이드암으로도 던지며 반전을 꾀했지만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부진은 이전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패스트볼이 약해진 모습이었던 이전과 달리 오늘은 주무기 커브의 헛스윙률이 0퍼센트였습니다. 13번 스윙에서 헛스윙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반적인 구속도 1-2마일 덜 나온데다 커브 회전수도 200RPM 가까이 하락했으니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체력 문제와 타르 규제의 영향을 모두 받는 듯 합니다. 예전부터 이야기했듯이 차라리 지금 IL에 가서 쉬며 미끄러운 공인구 대처 방안을 연구해 오는 것이 나아보이는데, 레이스의 선발진은 현재 그런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힐에게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습니다. 바로 레이스의 자존심 키어마이어입니다. 1회 선제 2루타를 허용했을때, 키어마이어는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펜스 플레이로 추가 진루를 막아냈습니다. 만약 어제의 필립스처럼 미숙한 펜스 플레이로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면, 힐도 어제의 플레밍처럼 무너졌을 것입니다. 정말로 어제와는 비교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3회 최근 타격감이 아주 좋은 스완슨에게 큰 타구를 허용하자, 키어마이어는 침착하게 뒤쫒아가 엄청난 점프력으로 타구를 낚아챘습니다. 주자가 두 명 있었기에 이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0:5가 됐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사실상 경기는 진작에 넘어갔을 것입니다. 키어마이어도 "공이 정말 멀리 날아갔지만 다행히 그곳에서 잡을 수 있었고 실점을 막아냈습니다. 우리는 투수력과 수비력에 기반하기 때문에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는 순간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머리를 펜스에 약간 부딪혔지만 아프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공격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키어마이어의 말 대로 그 이후 타격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이후 올라온 키트릿지와 스프링스는 2이닝동안 1실점을 허용했지만 피더슨에게 허용한 불운한 2루타가 원인이었습니다. 재역전을 허용한 점은 아쉽지만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긴 했습니다.
그리고 레이스의 다득점 이후 올라온 맥휴는 라우의 실책으로 비자책 1점을 내주었지만 2이닝을 잘 막아냈습니다. 사실 실점 자체가 되게 오랜만인데 그것도 비자책입니다. 디아즈의 오늘 인터뷰 중 "실책을 해도 우리는 곧 회복하고, 앞으로 계속 나아갑니다.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내용이 떠오르는 부분입니다. 이후 올라온 페어뱅크스도 1이닝 2삼진으로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다시 밸런스를 확실히 되찾은 것 같아 기쁩니다.
레이스의 추격은 5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라우와 주니노의 안타-2루타 이후 폭투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냈습니다. 그리고 6회 완더 프랑코가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경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라던 포부를 현실로 이뤄낸 셈입니다. 빅리그는 신인에게 힘든 무대라는 점을 인지하되, 주눅들지 말고 차분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한다면 언젠가 결과는 따라올 것입니다. 이후 다시 1점을 내줬지만 키어마이어의 동점 적시타가 있었습니다. 수비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정말이지 완벽한 활약이었습니다. 거기다 3루 도루까지 성공시켰고 메도우스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습니다. 키어마이어는 웬들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그것이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얀디 디아즈가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쐐기를 박았습니다. 최근 들어 홈런도 종종 터지고 있는데, 2019년 만큼의 장타력을 보여주진 못해도 이전보다는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렇게 형식은 지금까지와 달랐지만 승리하는 방법을 찾으며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승리는 28번째 역전승이었는데 이는 레드삭스에만 뒤진 빅리그 전체 2위입니다. 레이스의 끈기와 투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마침 양키스가 드디어 레드삭스를, 그것도 두 경기 연속으로 잡아주며 격차는 0.5경기차로 엄청 줄어들었습니다. 내일부터는 오리올스를 상대합니다. 민스가 복귀하지만 그래도 잡을 수 있고, 잡아야 할 시리즈입니다. 내일 경기는 오전 8시 10분이고 선발 투수는 라이언 야브로입니다. 맨시니라는 우타 거포가 있고 오리올스 홈구장 캠든 야즈에서의 기억이 좋지는 않지만, 다행히 피홈런 걱정을 덜 수 있는 레이스의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입니다. 부디 내일도 승리해 상승세와 1위 추격에 박차를 가했으면 합니다.
[Game 98]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10:5로 승리한 탬파베이 레이스 (2) | 2021.07.24 |
---|---|
[Game 96]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4:5로 승리한 탬파베이 레이스 (2) | 2021.07.22 |
[Game 89]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2:5로 승리한 탬파베이 레이스 (2) | 2021.07.11 |
[Game 88]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1:7로 승리한 탬파베이 레이스 (0) | 2021.07.10 |
[Game 85]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8:9로 승리한 탬파베이 레이스 (3) | 2021.07.0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