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ALDS Game 3] 보스턴 레드삭스에 4:6으로 패한 탬파베이 레이스

Rays/Game Recap

by Mason 2021. 10. 11. 21:12

본문

반응형

긴 경기였지만 후반부에 많은 일이 일어났기에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듯합니다. 일단 경기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라스무센은 안타깝게도 BABIP의 회귀가 오늘 일어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불펜은 실점을 억제했고, 타선은 메도우스의 홈런을 제외하면 이볼디를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8회 프랑코의 홈런과 메도우스의 2루타, 아로사레나의 2루타까지 해서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에 접어들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아로사레나가 3루까지 갈 수 있었음에도 슈와버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2루에 멈췄는데,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연장에서는 로버트슨과 파티뇨가 3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습니다. 반면 타선은 라우와 주니노, 크루즈같은 삼진 머신들이 맥을 끊어먹으며 점수를 내지 못했고 피베타에게 인생 경기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13회, 키어마이어의 2루타로 디아즈가 홈을 밟으며 점수를 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인정 2루타로 번복되며 득점이 되지 않았고, 넘어간 분위기 속에서 파티뇨가 무너지며 결국 패했습니다.

 

이제 이 경기에서 문제였던 부분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 슈와버의 명백한 주루 방해, 편파 판정의 정점

 

8회 동점타 상황인데, 짤 하나로 요약됩니다. 아로사레나는 분명 라인 안쪽으로 제대로 뛰었습니다. 그러나 슈와버는 걸어 들어오며 주자의 진로를 명백히 막아섰고, 아로사레나는 걸려 넘어져 2루에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심판진은 주루 방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시리즈 내내 레드삭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했던 콜과 함께 레드삭스의 대한 편애의 정점이었습니다. 여간해서는 심판 탓을 하지 않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심판이 시리즈 향방을 결정지으려 한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2. 말도 안 되는 인정 2루타 규정

 

13회, 키어마이어가 우익수 뒤쪽으로 펜스를 직격 하는 장타를 날렸습니다. 2사여서 스타트가 빨랐던 디아즈는 홈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을 잡으려던 렌프로의 몸에 맞고 공은 펜스를 넘어갔습니다. 2루타가 되더라도 디아즈의 홈인은 인정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이후에도 인정 2루타를 선언했습니다. 디아즈의 득점은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심판이야 정해진 규정을 집행하는 역할이니 비난할 수 없겠으나 이 규정 자체는 완전 말도 안 되는 규정입니다. 고의가 맞건 아니건 간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타구였고, 무엇보다 실수는 렌프로가 했는데 이게 왜 레이스가 피해를 봐야 하는 일입니까? 이게 올바른 규정이라면 앞으로 야수들은 장타성 타구를 '우연히', '실수로' 담장 밖으로 날리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한다면 어떤 경우에도(2루 주자가 리그에서 가장 빠른 트레이 터너나 팀 로카스트로고 외야수가 메도우스같은 리그에서 가장 약한 어깨의 소유자더라도) 주자들의 추가 진루를 저지할 수 있습니다.

 

와중에 이게 아니었어도 어차피 바스케스의 홈런으로 우리가 이겼을 거라고 헛소리를 하는 보스턴 팬들도 있던데 왜 자기네 팬덤이 어디서도 좋은 소리를 못 듣는지나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득점이 나왔다면 파티뇨가 흔들릴 일도 없었을 겁니다.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오티즈는 대타자가 될 수 없었고, 애플 워치를 활용한 사인 스틸이 없었다면 레드삭스가 컨텐더가 되는 일이 없었을 것처럼 말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레이스의 득점은 깨끗하고 온당한 일이고, 오티즈의 도핑과 레드삭스의 치팅은 더러운 반칙행위였다는 것입니다. 아, 레이스의 정정당당한 득점은 부당한 처분을 받았고 오티즈의 비겁한 도핑과 레드삭스의 졸렬한 치팅은 오히려 남 탓을 통해 아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차이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후 캐시가 항의를 하지 않은 것도 아쉽습니다. 경기의 향방이 걸린 상황에서 감독이 나서서 퇴장을 감수하고 강력하게 항의를 하며 선수들에게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승부욕을 고취시켰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그 부분을 잘 이행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좀 아쉬웠습니다. 

 

3. 잘못된 벤치 자원 활용

 

사실 심판의 판정 외에도 캐시 감독의 기용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8회 2루타를 친 메도우스는 마고로 교체했는데, 타격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고, 발도 사실 둘의 주력은 단 1.2km/h 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거기다 종종 나오는 마고의 무리한 주루를 감안하면 솔직히 그냥 뒀어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경기가 이렇게까지 길어지고 피베타가 길게 던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없었으니 아주 큰 실책이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메히아를 대타로 기용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13회 초 인정 2루타 이후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는 또다시 우완을 상대하는 주니노였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삼진이었습니다. 앞선 8회 2사 3루, 11회 1사 2루 상황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날렸는데, 플래툰도 플래툰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컨택이 좋은 메히아가 훨씬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타로 메히아를 내지 않은 것은 완전한 패착입니다. 수비가 주니노보다 불안하지만, 프레이밍만 훨씬 밀릴 뿐 블로킹이나 도루 저지는 뒤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파티뇨는 메히아와 합을 맞춘 적도 많았습니다. 여러모로 이 점은 완전한 패착입니다. 

 

4. 라우, 주니노, 크루즈

 

5.2이닝 1피안타 10삼진 무실점. 레이스에 강했던 선발 투수 이볼디도, 첫 등판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피베타도 이 정도의 호투를 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일까요? 레이스의 중심타자 라우, 주니노, 크루즈의 성적표입니다.

 

일단 그나마 책임이 덜한 주니노입니다. 포수기도 하고, 우투수 위주로만 상대하는데도 끝까지 교체하지 않은 캐시의 실책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하이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변화구라는 뻔한 볼배합에 번번이 당하는 모습은 너무나 좋지 않았습니다.

 

라우는 여전히 가을만 되면 작아졌습니다. 이번에는 직전 타격감도 좋았는데, 여지없이 작년의 그 가을 라우로 돌아갔습니다. 멘탈의 문제 같은데 스포츠심리학 전문가와 이야기를 해보던지 했으면 좋겠습니다. 헛스윙이 많다는 것 외에는 완벽한 선수고 앞으로 오래 볼 것 같은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크루즈는 안타 하나를 치긴 했지만 너무 못했습니다. 다른 팀에서는 잘만 하다가 레이스에 와서 못하니까 더 화가 납니다. 추악한 약쟁이라 레이스같은 정직한 구단과는 안 맞는 것인지 아무튼 솔직히 앞으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다들 내일은 제발 분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을 한 가지 이야기하자면, 로벗슨의 호투는 충분히 빛났습니다. 존 구석구석에 94마일에 이르는 지저분한 커터를 찔러 넣을 때는 리베라의 후계자 시절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JDM에게 큰 타구를 맞았을 때는 식겁했지만 잘 막아냈고, 다음 이닝까지 책임지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역시 포스트시즌에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공도 충분히 좋아 보이니 다음 시즌에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레이스는 시리즈 탈락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JDM에게 3점 홈런을 맞은 뒤부터 오늘 경기 전까지는 꽤나 힘들었는데, 막상 진짜로 코너에 몰리니까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오히려 편해지기도 합니다.

 

레드삭스의 선발은 E로드로 발표된 반면, 레이스의 선발 투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와카, 3일 휴식한 맥클라나한, 파티뇨, 맥휴 등 여러 선택지가 있겠으나, 누가 나오든 길게 던지지 않고 모든 자원을 소모하는 총력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무조건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해 볼 때까지 하는 그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레이스는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일들을 많이 이뤄낸 팀입니다.

 

이번에도 해낼 거라 믿고 지켜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IkJMi_Q6bI

The Script - Underdog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