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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레일리(Brooks Raley)와 계약한 탬파베이 레이스

Rays/News

by Mason 2021. 11. 3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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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레일리

꽤나 의외의 계약이 하나 나왔습니다. KBO 자이언츠에서도 오랫동안 있었고 올해 애스트로스에서 좌완 불펜으로 뛴 브룩스 레일리를 레이스가 2년 1000만 달러(바이아웃 포함)+3년 차 팀옵션에 영입했습니다. 다음 영입은 타자가 될 것으로 보였고 선발 투수가 아니기에 의외의 영입인데, 배경과 레일리가 가진 능력, 업사이드를 감안하면 합리적인 영입입니다.

 

우선 2021시즌 레이스에서 뛴 좌완 구원 투수 중에서는 좌타자에게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선수가 없었고, 대부분의 좌완 구원 투수가 이적했습니다. 체인지업이 강점인 스프링스는 확실한 역 스플릿 투수였고, 역시 가장 좋은 변화구가 체인지업인 플레밍도 좌타자에게 강점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2020시즌 애런 루프와 같은 역할을 맡아줄 투수가 없었습니다. 거기다 엔스, 콘리, 셰리프, 리드는 모두 팀을 떠났습니다. 후술 하겠지만 레일리는 좌타자에게는 확실한 강점이 있는 투수입니다. 일단 그 정도 역할만 수행해줘도 불펜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레일리의 성적을 보면 평균자책점은 4.78로 평범하지만 xERA, FIP, xFIP, SIERA 같은 여러 세부 지표를 보면 3점대이고, 특히 xFIP(FIP에서 피홈런 대신 뜬공이 홈런이 되는 비율을 사용)와 SIERA(인플레이 타구를 무시하지 않고 종류별로 세분화해서 반영)는 2점대일 정도로 아주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좌타자를 상대로 탈삼진율은 무려 41.2퍼센트에 OPS는 0.483에 불과했습니다(플루크도 아닌 것이 xOBP와 xSLG를 더해서 기대 OPS를 구해봐도 0.489로 아주 낮았습니다). 리그 최고의 좌타자 킬러라는 이야기입니다. 스탯캐스트 타구 지표를 보면 타구 속도와 하드 힛 비율은 리그에서 가장 좋고, 삼진율도 30퍼센트가 넘습니다. 약한 타구를 유도하고, (좌타자에게 편중되어 있지만) 삼진도 잘 잡고, 제구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못하는 것이 이상한 성적입니다.

 

그렇지만 우타자에게는 OPS가 0.796에 삼진율은 25퍼센트에 불과하는 등 너무나 약합니다. 그래서 세부 지표나 타구 데이터에 비해 평균자책점이 높습니다. 일단 잔루율이 지나치게 낮은데 불운도 있겠지만 득점권 상황에서 우타자들을 전혀 처리해내지 못하니까 생기는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우타자들의 수가 더 많고 3타자 의무 상대 규정까지 생겼기에 이 문제를 해결해내지 못하면 레일리는 그저 그런 원포인트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겠지만 뭔가 우타자를 잡아낼 수 있는 뭔가 찾아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8-9회에 등판하는 셋업맨이나 어쩌면 맥휴 같은 벌크 이닝 투수나 라스무센 같은 4-5이닝 선발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업사이드에 레이스는 주목을 한 것 같습니다.

 

이제 각각의 구종을 구사율이 높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87마일 커터

커터: 우타자에게 주로 구사합니다. 평균 구속이 88마일로 패스트볼에 비해 빠른 편이고 무브먼트도 좋지만, 높은 코스나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많아 우타자 상대로 배럴 타구 허용률이 17.9퍼센트일 정도로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구사하고 있는데, KBO에서도 우타자에게 약했던 것을 감안하면 커맨드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구위 자체는 괜찮지만 구사율을 줄여야 할 구종입니다.

 

82마일 인코스 슬라이더
82마일 아웃코스 슬라이더
81마일 백풋 슬라이더

슬라이더: 80마일대 초반에서 형성되는데, 평균 회전수가 2800RPM을 상회하는 덕에 수평 무브먼트가 아주아주 좋습니다. 레이스가 좋아하는 유형일 뿐만 아니라 좌타자 상대로는 빅리그 최고의 구종입니다. 좌타 상대 구사율이 54퍼센트로 아주 높지만 헛스윙률은 무려 55.4퍼센트고, xwOBA는 0.151, 타구 속도는 72.7마일에 불과합니다. 들어오는 것을 알고도 스치지조차 못하는 구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우타자 상대로는 구사율이 높지는 않으나(11퍼센트) 헛스윙률은 35퍼센트, xwOBA는 0.314로 괜찮은 편입니다. 그래서 우타자를 상대로도 커터가 아닌 백풋 슬라이더(위 움짤처럼 반대 손 타자 발 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주로 반대 손 타자에게 효과적입니다)를 던지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93마일 싱커

싱커: 평균 90.7마일로 느린 편이며, 거의 좌타자에게만 구사합니다. 배트에는 거의 맞출 수 있다 보니 안타가 꽤 나오지만, 싱킹 무브먼트가 뛰어나 좌타자 상대로 발사각이 무려 -10도일 정도로 땅볼을 잘 이끌어내기에 장타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슬라이더를 보조하는 좋은 세컨 피치입니다.

 

77마일 커브

커브: 70마일대 후반에서 80마일대 초반 정도에 형성되며, 역시 평균 회전수가 2900RPM으로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무브먼트가 상당히 좋은데, 낙폭은 적지만 역시 수평 무브먼트가 좋아 약한 타구를 유도해내는데 좋은 슬러브성으로 움직입니다. 주로 우타자에게 구사하는데 우타자 상대 헛스윙률이 36.8퍼센트로 상당히 높습니다. 타구 데이터도 좋은 편이어서 우타자를 상대로 커브의 구사율을 높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90마일 패스트볼

패스트볼: 역시 거의 우타자에게만 구사하는 포심 패스트볼은 구속도 느리고 높은 회전수에도 불구하고 무브먼트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다만 9월로 갈수록 수평 무브먼트가 좋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그렇지만 높은 코스에 커맨드가 잘 되었기에 팝 아웃 비율이 아주 높았습니다. 우타자를 상대로 구사율을 높이면 난타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뭐가 됐든 커터보다는 나아 보입니다.

 

86마일 체인지업

체인지업: 평균 85.8마일로 패스트볼과의 구속 차가 적습니다. 그래도 무브먼트는 괜찮은 편인데, 문제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너무 많이 날려서 거의 던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없는 구종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만약에 체인지업을 고치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타자에게 주로 구사하는 조합인 커터-커브 오버레이
좌타자에게 주로 구사하는 조합인 싱커-슬라이더 오버레이

레이스가 30대 중반의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불펜 투수에게 2년 보장 계약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자신감이 있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우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하고 원포인트 이상의 엘리트 구원 투수 혹은 맥휴 같은 훌륭한 벌크 이닝 투수, 라스무센 같은 4-5이닝 선발 투수가 되어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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